
유럽도 13세 미만 SNS 금지 추진…호주는 이미 16세 미만 계정을 막았다
“이제 SNS는 술이나 담배처럼 나이가 되어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되는 걸까?”
한때 SNS는 친구와 소통하고 새로운 정보를 얻는 공간으로 소개됐다. 그러나 짧은 영상과 무한 스크롤, 추천 알고리즘이 청소년의 일상 깊숙이 들어오면서 세계 각국의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
호주가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계정을 제한한 데 이어, 유럽연합도 13세 미만 아동의 SNS 접근을 금지하는 방안을 공식 제안했다.
단,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호주의 규제는 이미 시행 중이지만 유럽연합의 방안은 아직 확정된 법률이 아니다. 유럽의회와 27개 회원국의 논의 및 승인을 거쳐야 한다.
«“SNS는 자유로운 놀이터였을까, 아이들을 오래 붙잡아 두도록 설계된 거대한 실험장이었을까?”»
유럽이 꺼낸 ‘13세 미만 금지안’의 핵심
2026년 9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13세 미만 아동의 SNS 이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한 이른바 ‘EU 키즈법’ 구상을 제안했다.
현재 알려진 방향에 따르면 13세 미만은 SNS 계정을 이용할 수 없게 하고, 13~14세 또는 13~15세 청소년에게는 보호자가 관리하는 제한형 계정을 허용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일정 연령 이상의 청소년에게도 일반 성인 계정과 다른 안전설계를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논의 대상은 가입 연령에만 그치지 않는다. 무한 스크롤, 자동재생, 이용자를 계속 붙잡는 알림, 개인의 행동을 분석한 중독성 추천 피드, 모르는 사람의 무분별한 연락 등을 제한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위반 기업에는 글로벌 매출을 기준으로 상당한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개인이나 부모를 처벌하기보다 플랫폼 기업에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해당 안은 유럽의회와 회원국의 승인이 필요한 제안 단계다.
«“아이의 절제력만 탓하던 시대에서, 아이를 붙잡도록 설계한 기업의 책임을 묻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유럽은 이미 ‘16세 기준’도 요구했다
유럽의회는 2025년 11월 SNS와 동영상 플랫폼, AI 친구 서비스 등을 독립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본 연령을 16세로 맞추자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13~15세는 보호자 동의가 있을 때 이용하도록 하고, 13세 미만은 보호자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접근을 허용하지 말자는 내용이었다. 다만 이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책 요구였다.
이번 13세 미만 금지안은 이러한 논의를 실제 법률 체계로 발전시키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유럽이 이미 모든 13세 미만의 SNS를 차단했다”라고 쓰는 것은 부정확하다. 정확한 표현은 “유럽연합이 금지안을 추진하고 있다”이다.

호주는 어떻게 세계 최초가 됐나
호주는 2024년 관련 법을 통과시킨 뒤 준비기간을 거쳐 2025년 12월 10일부터 16세 미만의 연령제한 SNS 계정을 막도록 했다.
적용 대상 플랫폼은 16세 미만 이용자가 계정을 만들거나 기존 계정을 유지하지 못하도록 ‘합리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스냅챗, X, 스레드, 레딧, 유튜브, 트위치 등 여러 서비스가 대상에 포함됐다.
청소년이나 부모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구조는 아니다. 연령제한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플랫폼 기업에 책임을 묻는 방식이다. 로그인 없이 공개된 콘텐츠를 보는 것까지 모두 금지하는 것도 아니다.
호주 정부는 이를 단순한 ‘휴대전화 압수 정책’이 아니라 기업의 서비스 설계와 연령 확인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라고 설명한다. 현재 호주 온라인안전위원회는 이 제도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평가하고 있다.
«“호주의 실험이 성공하면 세계 표준이 되고, 실패하면 거대한 규제 실험으로 기록될 수 있다.”»
왜 세계는 SNS 연령 제한에 나섰을까?
첫 번째 이유는 플랫폼의 구조다. SNS는 이용자가 오래 머물수록 더 많은 광고를 보여줄 수 있다. 자동재생, 끊임없는 추천, 푸시 알림은 이용자의 선택을 돕는 기능인 동시에 접속시간을 늘리는 장치이기도 하다.
두 번째는 알고리즘의 영향이다. 청소년이 한두 번 본 콘텐츠가 비슷한 영상의 반복 추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용자는 자신이 콘텐츠를 선택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알고리즘이 만든 좁은 관심 영역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세 번째는 개인정보 문제다. 청소년의 관심사, 시청 시간, 검색 기록과 반응 데이터가 수집되면 매우 정교한 개인화가 가능해진다. 아직 판단력이 성장하는 시기의 이용자를 광고와 추천의 대상으로 삼아도 되는지를 두고 논쟁이 커졌다.
«“문제는 청소년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사실이 아니다. 누군가가 그 시선을 돈으로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전면 금지가 정답일까?
찬성 측은 강력한 연령 제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가정마다 다른 규칙만으로는 글로벌 플랫폼의 중독성 설계를 막기 어렵고, 기업이 보호책임을 회피해 왔다는 것이다.
반대 측의 우려도 가볍지 않다. SNS는 친구와 소통하고 관심사가 같은 사람을 만나며, 공부와 진로 정보를 찾는 공간이기도 하다. 일괄적인 차단이 청소년의 정보 접근권과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나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용자의 얼굴이나 신분증 같은 정보가 요구될 가능성도 논쟁거리다.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오히려 더 많은 개인정보 수집으로 이어지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연령 확인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다는 현실적인 한계도 있다. 따라서 금지만 발표할 것이 아니라 개인정보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연령 확인 기술과 이의신청 절차, 플랫폼의 안전설계 기준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모든 이용자를 감시하는 문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한국도 16세 미만 SNS를 막아야 할까
한국에서도 비슷한 논의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 청소년의 스마트폰과 짧은 영상 이용률이 높은 만큼 해외 정책을 참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호주 제도를 그대로 복사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한국에서는 온라인 학습, 친구 관계, 팬 활동과 정보 탐색이 SNS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갑작스러운 계정 차단은 청소년을 보호하기보다 소통 공간만 빼앗는 결과가 될 수 있다.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연령별 단계제한이 거론된다. 어린 이용자에게는 계정을 비공개로 기본 설정하고, 모르는 사람의 메시지를 차단하며, 심야 알림과 맞춤형 광고, 무한 스크롤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부모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겨서도 안 된다. 부모가 하루 종일 자녀의 휴대전화를 감시할 수는 없다. 플랫폼이 청소년에게 안전한 기본환경을 제공하고 학교는 미디어 이해교육을 강화하며 가정은 이용시간과 개인정보 공개 기준을 대화로 정하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결론: 금지냐 자유냐, 이제 한국도 선택해야 한다
호주의 16세 미만 제한과 유럽의 13세 미만 금지 추진은 세계의 기준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다.
과거에는 “청소년이 알아서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플랫폼이 왜 그렇게 오래 사용하도록 설계했는지, 기업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묻고 있다.
무조건 금지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보장은 없다. 반대로 자율에만 맡기기에는 플랫폼의 영향력이 너무 커졌다.
중요한 것은 청소년을 통제 대상으로만 보지 않는 것이다. 실제 이용자인 청소년의 의견을 듣고, 안전과 자유 사이에서 균형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6세 미만 SNS 제한은 필요한 보호일까요, 지나친 통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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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9월 기준, EU의 13세 미만 SNS 금지는 제안 단계이며 확정·시행된 법률이 아닙니다. 호주의 16세 미만 계정 제한은 2025년 12월 10일부터 시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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