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은 가볍게, 분위기는 진하게…MZ세대가 키우는 무알코올 탄산주 시장
“술자리는 즐기고 싶지만 취하고 싶지는 않다.”
최근 MZ세대의 음료 선택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말이다. 과거에는 회식이나 모임에서 술을 마시지 않으면 분위기를 깨는 사람으로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자신의 컨디션과 다음 날 일정을 고려해 알코올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오히려 자기관리를 잘하는 태도로 받아들여진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무알코올·논알코올 탄산주가 있다. 맥주와 비슷한 청량감은 살리면서 알코올 부담을 낮춘 제품이 늘어나자 시장의 경계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이제 소비자는 취하기 위해 잔을 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분위기를 완성하기 위해 잔을 고른다.»
MZ세대가 원하는 것은 ‘금주’가 아니라 ‘선택권’
MZ세대의 음주 문화를 단순히 ‘술을 싫어하는 세대’라고 설명하면 핵심을 놓치기 쉽다. 이들은 술을 무조건 거부하기보다 시간과 장소, 컨디션에 맞춰 선택적으로 소비하는 경향을 보인다.
주말에는 취향에 맞는 술을 즐기더라도 평일 저녁이나 운동 후, 중요한 일정 전날에는 무알코올 음료를 선택한다. 술자리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제품을 마시기보다 일반 주류와 무알코올 음료를 번갈아 선택하는 방식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술을 마시는 사람과 마시지 않는 사람이 같은 테이블에서 어울릴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탄산수나 주스와 달리 잔에 따랐을 때 모임의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고, 음식과 함께 즐기기에도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국내 무·비알코올 맥주 시장은 2021년 415억 원에서 2024년 704억 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2027년에는 900억 원대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음식점에서 무알코올 맥주를 취급하는 사례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소버 큐리어스’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되다
무알코올 시장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가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다. 술을 반드시 끊지는 않더라도 알코올이 내 생활과 컨디션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며 의식적으로 음주량을 조절하는 문화를 뜻한다.
중요한 점은 이것이 억지로 참는 절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늘의 일정과 기분에 따라 일반 술, 저도주, 무알코올 음료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고른다. MZ세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기결정권과 건강한 즐거움, 이른바 ‘헬시 플레저’가 결합된 소비 방식이다.
최근에는 야외 페스티벌, 스포츠 관람, 낮 시간 모임처럼 기존 주류가 어울리기 어려웠던 상황에서도 무알코올 탄산음료가 새로운 선택지로 등장하고 있다. 주류업계 역시 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음악·패션·공간을 결합한 체험형 마케팅으로 젊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모습이다.
«무알코올은 술의 빈자리를 채우는 대체품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음료 카테고리가 되고 있다.»

맛이 달라지자 소비자의 인식도 달라졌다
과거 무알코올 맥주는 “맛이 밋밋하다”거나 “맥주를 흉내 낸 음료”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제품들은 강한 탄산감과 깔끔한 목 넘김, 홉의 향과 쌉싸름한 풍미를 강조하면서 맛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제품군도 맥주 맛에 머무르지 않는다. 과일 향을 살린 스파클링 음료, 와인 스타일, 하이볼 콘셉트, 식사와 함께 즐기는 페어링 음료 등으로 선택지가 다양해지고 있다. 패키지 역시 밝은 색상과 감각적인 디자인을 활용해 편의점 냉장고나 SNS 사진 속에서 눈에 띄도록 변화하고 있다.
MZ세대에게 음료는 단순히 목을 축이는 제품이 아니다. 자신의 취향을 보여주는 콘텐츠이자 경험이다. 맛은 기본이고 캔 디자인, 사진이 잘 나오는 색감, 휴대성, 브랜드가 전달하는 메시지까지 구매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
온라인과 외식 시장이 동시에 커지는 이유
무알코올 음료 시장의 또 다른 성장 동력은 접근성이다. 온라인 쇼핑과 편의점에서 쉽게 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식당과 펍에서도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이 늘고 있다. 예전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이 물이나 탄산음료를 주문해야 했다면, 이제는 음식과 어울리는 무알코올 페어링을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무알코올 제품은 새로운 시간대를 열어준다. 일반 주류 소비가 주로 저녁에 집중된다면 무알코올 탄산음료는 점심 식사, 캠핑, 스포츠 관람 등 보다 다양한 상황과 연결될 수 있다. 시장 경쟁도 ‘누가 술맛을 가장 비슷하게 구현하는가’에서 ‘누가 더 새로운 음용 장면을 제안하는가’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무알코올과 논알코올, 표시는 꼭 확인해야 한다
제품을 고를 때는 ‘제로’라는 큰 문구만 보기보다 실제 알코올 함량 표시를 확인해야 한다. 국내 표시 기준상 무알코올은 알코올이 들어 있지 않은 제품을 뜻하지만, 비알코올 또는 논알코올 제품에는 1% 미만의 알코올이 포함될 수 있다.
따라서 알코올을 완전히 피해야 하는 사람은 제품 뒷면의 원재료와 알코올 함량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비알코올 음료에는 극소량의 알코올이 남아 있을 수 있다고 안내한다.
앞으로의 승부처는 ‘제품’보다 ‘경험’
앞으로 무알코올 탄산주 시장은 더 세분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한 탄산을 선호하는 소비자, 식사와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 향과 디자인을 중시하는 소비자 등 취향별 제품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카페와 레스토랑에서는 음식을 돋보이게 하는 무알코올 페어링 메뉴가 확대되고, 편의점에서는 다양한 맛을 소량으로 체험할 수 있는 제품이 주목받을 수 있다. 축제나 스포츠 행사에서도 알코올 없이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체험 공간이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 될 전망이다.
결국 무알코올 시장의 성장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건강을 챙기면서도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소비자, 타인의 권유보다 자신의 기준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대가 만들어낸 생활문화의 변화다.
오늘의 한 잔을 결정하는 기준도 달라졌다. 얼마나 강한 술인가보다 지금의 나에게 얼마나 잘 맞는가가 중요해졌다. 무알코올 탄산주 시장의 진짜 경쟁은 알코올을 빼는 기술에서 끝나지 않는다. 맛과 디자인, 경험과 문화까지 얼마나 매력적으로 채우느냐에서 시작될 것이다
먹어본자들의 후기
1. 생각보다 탄산감이 강해서 일반 음료처럼 시원하게 마시기 좋았어요!
2. 무알코올이라 밍밍할 줄 알았는데 쌉싸름한 풍미까지 꽤 잘 살렸네요.
3. 술은 부담스럽지만 모임 분위기는 함께 즐기고 싶을 때 괜찮은 선택 같아요.
4. 단맛이 과하지 않고 깔끔해서 음식과 같이 마시기 좋았습니다.
5. 패키지도 세련되고 색감이 예뻐서 사진 찍을 때 분위기가 제대로 나요.
6. 탄산수보다는 풍미가 있고 일반 술보다는 부담이 적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요.
7. 종류가 다양해져서 취향에 맞는 맛을 골라보는 재미가 있겠어요.
8.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골랐는데 예상보다 청량감이 좋아서 놀랐습니다.
9. ‘취하는 것보다 분위기를 즐긴다’는 요즘 소비 방식과 정말 잘 맞는 음료네요.
10. 논알코올 제품은 소량의 알코올이 남을 수도 있다니, 다음에는 뒷면 함량 표시도 확인해야겠어요!